끄적임....하나

내 마음의 유배지 제주의 추억....

감칠맛.오늘 2008. 2. 29. 18:04

제주를 이 나이되서  며칠전   첨으로 갔다면 누가 믿을까?...

이상하게도

제주와는 인연이 없었다....

기표를 받아놓고도 ....

이상 기류 때문에 반납하고....

제주간다 하면 일이 꼬이고꼬이고...

그래서 ...

제주가 나를 거부하는거야....

내 팔자엔 제주가면 어쩌면......

그 날이 내생을 마감하는 날인지도 모른다는...

아주 불길하고도 행복한 그런 생각까지도...

 

그런데...

동창들과 즐거웠어야 할 짧은 2박3일의 제주행이 ...

독선적으로 행동한  한 사람때문에...

시작부터  ...끝나는 그 마지막 시간까지도 불편한채로

제주의 동서남북을 수박 겉핧기로 다 휘젖고 왔다...

 

어딜 갔는지 이름도 생각 안나지만...

대충...제주태생 왕발이 가이드 덕에....

제주방언도 몇가지 배웠는데 다 까묵었다....

큰놈..샌놈..말잰놈.족은아덜..족큰놈.족큰년.어멍,아방,할방,하르방,오라방,씨아방.씨어멍,가시아방.가시어멍.메누리.

씨아주방.다슴.다슴아덜.다슴똘.츰으로 고맙수다.보질보질.. 

정랑에 대한 것도...

정랑이 다 내려져 있으면 ..사람이 있으니 들어오라는...

두개는 ...밭에 나갔으니 저녁에 오라는...

세개는 아무도 없다는..

네개는 과부네집..

다섯개는 홀아비집이라는 표시라는 말에... 다덜 깔깔대고 따라하고....

 

약천사..매직월드가서 중국기예단 공연도 보고..말농장...몽골인들의 말묘기..

자연사박물관..우도..성산봉..수목원..천제연..모슬포..섭지코너..

해녀촌..민속마을가선  장희재가 귀양왔다는 집에서 냉발이의 조랑말꽝과 오이자꿀 야그도 듣고.....

한라산 언저리 눈도 밟아보고....용두암 파도가 부서지는 것도 보고  ...미천굴....

귤농장엔가가서 동충하초야그도 듣고.....럽랜드..중문 롯데가서 애들은 이것저것 사대고...

봉으로 아는지  선물매장들은 그리도 많이 데꼬 다니는지....

역마살 낀 우덜은 또 동문수산시장으로 가서 회가 남아서 맨탕에 넣어서 없앨정도 미련하게 먹구...

그중 갈치가 제일 낫다....

자리돔을 꼭 먹구 오라는데....입이 열이니 일치되기가 수월찮아서 패쓰......

음식은 으찌나 짜던지...물을 엄청 먹구...

그래도 오기전날  점심먹은 식당에서 나온 향긋한 쑥전과 갈치속젓이 이 질루 맛났다...옥돔은 그런대로...

해녀촌에서  내장넣고 끓여 맛난 전복죽과 문어 참소라...누룩냄새가 많이나는 것도 한 사발먹고...

 

제주에서 기억에 남는것은 쪽빛 바다와 사나운 바람...돌..

굵직굵직하고 가지 퍼진 모양이  참으로  잘생긴 가로수....

동백꽃도 유채꽃도..이름모를 야생화도 많이봤다...

또 가로수로 심어져있는 빨간 열매가 송이송이 달린 먼나무도....하귤도 길가에 많이 심어져 있엇고...

대전사는 친구덕에 고사리도...알아보고....

 

에필로그...

     나 에겐 한때  발길을 허락치 않아서 괘씸한 땅 제주...

     그러나 지금은  한때...

     소중했다고 여겨왔던 것을  잃은 땅이 되어 버렸다...

     차라리...제주를 그리워만 하고 말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