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하나

어머니.....

감칠맛.오늘 2007. 8. 14. 07:43

어머니...

당신과 나는

전생에 어떤  못 다한 인연으로 만나서

하늘이 낸 원수라는...

고부간이라는 사이로 만났읍니다....

어머니 ...

남은 제 희망은...

곱게 늙어가는것....

멋진 시어머니가 되는 것이랍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오십평생을 살아오면서...

당신처럼 강하신분을 보도듣도 못했읍니다.

나를 너무 힘들게 하셨던 당신....

당신만큼  손끝이 야물지 않고

살림도 잘 못하는

똘똘치 않은  나를  늘 못믿어 하셨읍니다.

안해도 될말을 하시고...

시작도 하기전에 타박부터 시작이었던 당신....

나 또한....

밴댕이 속만큼이나  좁디좁아서

그러는 어머니가 너무도 싫었읍니다..

드세고 억척스러움에 질려서 가까이 못 다가섰지요....

돌이켜 보면....

이북에서 달랑 혼자 피난 나오신 아버님을 만나서

줄줄이 딸린 자식들하고

없는 살림에 살아가려니까 ...

그렇치 않으면 살 수가 없었을테니까 그러셨겠지만....

사사건건 지나치지 못하고 지적하는 당신....

아예...못들은척 하면 좋으련만....

그냥 스쳐지나가는 말로 무시해 버리듯 살면 좋으련만..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입고 괴로운 나는....

가급적 마주치지 않으려고...

부딪치지 않으려고...

생각해낸것은....

한공간에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최근...

도가 더 지나치기 시작해지는 당신......

세상 살기싫어지게 만드는 당신...

당신이 없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이런 맘이 들게 한 당신....

내가 있으면 가만이 계시고...

잠시 자릴 뜨면 다 들리는데도 불구하고...

아들한테 쏟아붓는 내 험담 아닌 험담들....

.....맨날 목욕이야.....

.....맨날 세탁기 돌려.....

진짜 싫어싫어...

왜 저러실까....

이해할수 없어....

꼭 정 떼려고 하는거 같애.....

이런 생각들이 문득........

그럴때마다 난 속으로...

내 전생의 빚이 아직 남았나보다....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

얼마 지나지않아

군에간 큰넘 백일 휴가 나온다고 했고....

감기 잔뜩 든 랑더러  병원가라 하시고

나도 병원가서 독감 주사 맞으라 하시더니...

불과 몇시간이 지난 후엔.....

한치 앞을 모르는 사람의 일.....

내 앞에서 하나 당당할것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토록 위풍당당했던 어머니는..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아무도 못알아보고 누워계십니다..

길어야 일주일이라는.....

 

어머니....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마무리만이래도 ...

제가 잘 할수있도록 기다려 주실수는 없는지요.....

 

 

지난 겨울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

가고 아니 계셔도 세상은 돌더라....

이젠 어머니도 아셨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