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의 추억~

엄니의 묵주...

감칠맛.오늘 2014. 8. 22. 16:04

엄니가 그 질기디 질긴 생의 끈을 드디어 끊어 내시고 가셨다...

이년전 가을날 시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7월 29일까지....

겨울이 오는지가는지....

봄이 오는지가는지...

여름이 한창 깊어가던 중복 다다음날 ...

백랍같은 얼굴을 하고 계셨다....

내일을 기약하지 못한채 오빠랑 교대하고 병원문을 나섰다...

내 손품을 필요로 하는이네 가서 장아찌를 손 봐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바래다주는 차안에서 오빠에게 걸려온 폰....

어머니 돌아가셨다....

차분히 갈아앉는 네...단지 그 한마디....

언니 도대체 무슨 전화길래 그렇게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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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집에오니 더위에 험한 일하고 방금 온듯한 지친듯 피곤해 보이는 랑...

엄니 돌아 가다고 오빠한테 폰 왔다고.... 

옷을 서둘러 찾아 입는다...

가려구?...

어차피 한번 치룰거.....

그렇게 몇해만의 단절이 엄니의 부음을 계기로 이어지게 되고...

엄니 원하시는 대로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드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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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돌아가신후 친정엘 한번도 못가봤다...

일주일에 두번 화욜금욜 연미사 드리러 가면서

코앞에 있는 친정엘 들르지 못했다...

엄니 살아생전에

나는 엄니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자랑스러운 딸도 아니었고...

예쁘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완벽한것만 추구하는 엄니에게 

나는 너무도 못 생기고 내세울것도 없는 엄니 표현을 빌리자면 게을러서 뚱뚱하고....

인격이 고상하지도 격이 높지도 않은 나는 눈에 티내고 차별하는 엄니를 아주아주 싫어해서.....

정말 다음생엔 엄마 딸로 태어나고 싶지않다고 공공연히 말했었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간병한답시고 나름 열씸히 했지만 ...

정말 엄니를 위해서 엄니 편의를 위해서 한것이 아닌

그것은 자식이니까 거들고 들여다본 겉 모양새일 뿐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에 죄책감이란 것을 알았다...

치매로 인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 것이....

치매중에 잠시잠깐 제정신으로 돌아왔을때 그 자존심에 견딜수없어 한 행동이었음을 이제사 깨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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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살아 생전에 잘 걷지도 못한 몸으로

서울가서 구슬을 사오고 안보이는 눈으로 일일이 끼어서 해주신

손목에끼는 묵주를 똥싼놈이 성질 부린다고....

난 필요 없다고  성질부리며 주신것도 마다하며 안 가졌는데....

생각해보니 작은 함에 장미묵주 넣어서 주신것이

아직 풀지못한 어느 짐더미 속에 있을텐데 기억을 더듬어 찾아 봐야겠다...

너무도 멀리가버려 가는 길도 잃어버리고 출구도 못 찾고 영성체도 못 모시지만....

오늘도 연미사 드리러 갈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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