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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984년

감칠맛.오늘 2007. 7. 12. 22:28

10살 때부터 외삼촌 따라 다니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면서 부산인근을 비롯해 거제도, 남해도까지 경남의 각종 도서를 돌아 다니면서 다이빙을 했었다... 남해안 도서중에선 비진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외국의 다이빙 잡지를 보면서 사진들을 보면 너무나 멋있는 곳이 많아서 우리나라엔 이런 곳이 왜 없을까 하면서 아쉬워 하곤 했었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해서 다이빙 동아리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신입생때 처음으로 다이빙 간 곳이 제주도 최남단인 가파도와 마라도였다... 아, 그때의 감격이란... 외국 잡지에서 보던 것보다 더 멋진 광경들이 눈앞에 좌악 펼쳐지는거다... 바다와 나의 완전한 일체감과 멋진 광경들... 일주일 원정을 마치고 난 너무 아쉬워서 선배들을 보내고 혼자서 일주일을 더 머물다 왔었다...

 

그러다가 본과 2학년(일반대학으로는 4학년)으로 진급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임상과목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로 이제부터는 거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기는 힘들게 된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하게되는데...

 

그당시 한학기 등록금이 대략 90만원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등록하지 않고 이 돈을 가지고 제주도 가파도로 날라 버린것이다... 집에는 걱정하시지 마라는 간단한 통지만 넣어두고... 90만원으로 일년을 버틸 생각으로 제주도로 발라 버린 것이다... 1984년 3월...

 

가파도에 가면 다이빙하면서 알게된 현지민이 있었는데 나이는 나보다 두살위였고 형이라 부르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그런 사이였다... 그집에서 기거하면서 그곳 특산물인 자리돔잡이 배도 타보고 날씨 따뜻해지면서 부터는 하루종일 다이빙하면서 보내고... 방어잡이 배도 타보고...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으며 자유로왔으며 바람같았던 일년이었다... 1985년 2월에 부산집으로 돌아와서는 역시 제일 먼저 아버지앞에 꿇어 앉았다... " 공부하기 싫으냐? 군대 부터 갔다 올래? "  " 아닙니다, 공부는 재밌어요..."  " 그럼 바다때문이냐?"  " 네..."  "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겠느냐?"  " 아뇨, 앞으로는 절대 없을겁니다..."  " 알았다, 됐다. 밥부터 먹거라"  " 예"

 

그후로 아버지께서는 이 일에 대해서 두번다시 언급이 없으셨다... 그러나 그날부터 어머니께로 부터는 서울에 올라갈때 까지 잔소리를 들었었다... " 이유가 뭐냐..."  " 어렸을때부터 싸돌아 다니기 좋아하더니 대학가서도 그 버릇 못 고쳤냐"  " 솔직히 이야기 해라, 여자 문제지? "  " 어떤 여자냐? "

 

부모님께는 조금 미안하긴 했고 덕분에 동기들보다 졸업이 일년 늦어지긴 했지만 결코 후회되지 않는 멋진 일년간의 일탈이었다... 오히려 그때 못했다면 두고두고 인생 살아 오면서 회한으로 남았으리라... 내 인생의 가장 즐거웠던 시기... 24살의 혈기방장했던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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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천 맛집 멋집
글쓴이 : 콘단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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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젊은 날이 아무로 좋다해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다시 되풀이되는 희노애락들... 거기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한 콘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