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하나

엄니.....

감칠맛.오늘 2009. 4. 27. 07:21

내 살기 바빠서

마음은 있어도

살갑지않은 나는 엄니에게 폰도 못 드린다....

엄니가 귀 어둡다는 그 핑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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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욜 엄니를 만나러 가기전...

폰을 수 차례 했지만 받지를 않으신다....

집도 들렀지만 아니계셨다...

그럼 사랑방에 나가신걸까....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  엄니는 안계셨다....

성당 가셨나 보다고 하셔서

길이  어긋날까 성당가는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집과 사랑방과 성당가는 길목을 서성대며 지키고 있으려니....'

드뎌 엄니에게서 폰이 왔다....

택시 타고 오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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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하고 묻다가

아니 드셨다고 하시기도 전에

엄마 나 배고파...어디가서 먹자하고

아니라고 말할새도 없이 엄니를 잡아 끌고...

엄니는 그래 내가살께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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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만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어르신들이 흔히 말하는 된서방 만나 사랑한번 못받아 봤다는 엄니....

나이먹은 신랑한테 시집가면 사랑받고 산다고해서 11살이나 나이차나는

노총각에게 시집은 갔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쳐 다소 의처끼가 다분해서

마음편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고 사셔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시던  엄니....

바로 이웃집에 친정엄니가 사셨어도 아버지가 별나서

삼일을 못넘기고 가셔서 연탄불이며 빨래를 도맡아 해

아이를 여섯이나 낳서도 산간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해서....

산후 후유증을 평생 지니고 사신 엄니....

유일한 취미생활이자  아이들 이쁘고 따시게 떠서 입히는  뜨개질도 못하게

외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대바늘도 부러뜨렷다고 늘 서운해 하신 엄니.........

며늘도 보고 나이들고 나서 아버지 생활력이 떨어져서 뜨개로 생활을 대신 하신 엄니....

그 여파로 안좋은 눈을 혹사해 이젠 돗수높은 안경도 소용없고

밥먹는 일 외에는 오로지 앉아서 뜨개만하셔서 등이 많이굽으신 엄니....

이젠 귀도 어두워 당신 귀 안들리는 생각은 안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 엄니...

사는게 힘드셔서 그랬는지....

다정한 눈길한번 주지 않으시던 엄니....

그래서 친구는 늘 냉냉한 울 엄니가 계몬줄 알았다는데.....

지극정성으로 기른 오래비에게 변방으로 밀려난 가엾은 엄니....

 

그 엄니를 볼때마다 난 울화통이 터지지만....

나 역시 뾰족한 수가 없는지라....방관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알게된 랑은

우리 사는 곳이 불편하고 넉넉치 못해도 엄니를 모시고 오라한다.....

오로지 장남하고만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고정된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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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엄니가  금욜 전화를 하셨다....

별일 없지 하시며......

그렇다고 하니

알았다시며 폰을 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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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이 있는거야.....

해야할 말이....

그래서 토욜 사랑방으로 만나러갔다....

가서...조금 손에 쥐어드리고....

누가 들을새라 작은 목소리로

.....나 보청기 하러가는데 너랑 같이가라고 그러는데....

그냥 ..나혼자 가서 했어...하신다...

귀 어둡다고 못 알아듣는다고 타박만 할게 아니라....

보청기를 진작 생각 했어야 했는데....

부모는 열자식 거느려도

열자식은 한부모도 못 모신다는 말이 그리도 뼈에 와 닿을수가.....

나...너 줄거 있는데..내일 와라 하시며....

쓸쓸함이 묻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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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랑에게 얘기하니까...

내가 좀더 벌면 되지....

가서 당신카드로 엄니 보청기 해드려 얼마가 됐건......

월말이면...세금에...이자에...

제 앞가림도 버거워 허구헌날 허덕이고 그럴 처지가 전혀  못되는 랑이.......

그렇게 빈 말이래도 마음 써 주는게 눈물 나도록 고맙지만.....

비싼데...그거 얼만줄  알어???

알어 백에서 몇백하지???.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걸 뻔히 아는내가 그렇다고 덥썩 해 주란다고 해 줄수도 없다....

 

엄니더러 돈은 어디서나서 하냐니까...

있다고 하신다..아마도 동생이 준 돈으로 하시려나보다....

너...늙으면 돈 있어야해....

엄니 그걸 이제 알았수?

맨날 내가 외친 말이 그건데 말두 안듣더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 몇푼 안되는 돈이래도 엄니에겐 큰 의지 였을텐데...

홀랑 다 오빠에게 내주고 ...

지금 눈칫밥두 두끼니밖에 못 자시는 엄니가 밉다...

그러나 어쩌랴...이미 버스는 지나가버렸는데....

보청기 샀냐니까...닷새후에 찾는거라고 하는데

언제 찾냐고 해도 묵묵...어디서 했냐고 해도 묵묵이다....

 

 

 

그러면서 너주려고 이거 떴어 하시며 빨간 지갑 들어갈 크기의 주머니를 주신다...

이쁘다 하고 덥석 받으면서도 이런걸 왜떠....제 살 깎아 먹는건데.....

눈을 흘기시며...이쁘다고 좋아하면서.....

엄니 손길이 닿은 건 다 소중하다....

안보이는 눈으로 손가락 아프게 뜬것이라서 그런것일 뿐인데.....

 

점심 먹으러 가서도 얼마나 싱갱이를 하면서 먹었는지...

엄니는 보쌈을 시켜드리고 나는 청국장을 시켰다....

돌솥에서 밥을 다 들어내고 내게 먹으라고 주신다.....

정말 그러는거 싫어....

다 제 양이 있는건데..더 못 먹는다고해도  막무가내다...

다 못 먹어.....

그럼 냄겨~~~

아깝단다...

그럼 다 드시던가....

맛잇게 먹어야할 식사가 짜증나고 화를내고 툴툴대고....

이렇게 엄니랑 식사는 맛잇게 먹으려고 들어가 나올땐 언제나 같은 결과....

사실 난 배고프다고 엄니를 가자 한건 아니었는데....

하루 두끼밖에 안드시는 엄니 드시게 할 요량으로 가자한것 뿐인데....

돈 낼때도 몇 푼 안되는거 내지못해 싱갱이하고.....

피곤한 울엄니....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엄니를 피하게 만드는것을 엄니는 모르는갑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할수도 없고....

이제는 말 일리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팔학년사반 엄니....

얼마 안되는 용돈 드릴때마다 하시는 소리는...

니들 못살게 하려구 이렇게 오래 살아서 돈만 축내게한다신다....

그 말이 얼마나 듣기싫은 말인지 엄니는 모르시나보다....

용돈 드릴 엄니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사시는 동안 ....

마음은 안 편하다 할지라도 ...

몸이라도 편히 있다 가시게 하라는 랑의 말....

전혀 요동도 안하시는 엄니생각에 마음이 무겁다...